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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움 소식

[발언] 2021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IDAHOBIT) 맞이 공동행동

안녕하세요.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입니다.

5월 22일 2021년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아이다호)을 맞아 "우리가 여기있다"고 선언하는 공동행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신촌 유플렉스 광장에서 '프라이드 플래그'를 배경으로 릴레이 기자회견을 진행하였고. 다움은 오후 3시부터 기자회견을 담당하였습니다. 기자회견은 창구님의 사회 아래 다움의 성진, 기용, 하루님이 발언하셨고, 마지막으로 보미님이 다움의 아이다호 맞이 성명을 낭독하였습니다. 아래는 각 발언문을 첨부합니다.

성진 발언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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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의 대표 한성진입니다.

요즘 차별금지법 제정을 두고 여러 국회의원들이 주저한다는 기사를 한 번쯤 접해보셨을 겁니다. 차별금지법은 한국 사회에 살아가는 이 땅에 사는 그 누구라도, 공적영역에서 비합리적 또는 부당한 이유로 차별받게 되었을 때 차별 받은 피해자가 법원으로부터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법입니다. 부가적으로 차별금지법이 생긴다면 강제력 있는 차별 시정 기구도 생길 수 있겠지요. 우리 누구나 부당한 차별을 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차별금지법은 한반도에 살고 있는 모두를 위한 법입니다.

차별이 나와는 관련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지역갈등이 극심했던 과거 한국을 생각해봅시다. 내가 호남출신인지 영남출신인지 먼저 구분지어지고, 이에 따라 취업에 불이익을 겪게 된다면 이제는 누구나 쉽게 이것을 차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지역출신이 아니라 공정히 실력과 능력을 평가받아야 한다고 다들 주장하겠지요. 하지만 당대에는 이런 문화를 정당하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겪는 어떤 것들은 사실 전혀 당연하지 않은 차별일 수 있는 것입니다.

차별은 안 된다 공감대는 분명 있습니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 통계에 의하면 약 90퍼센트의 시민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일부 정치인들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최대한 미루고 논의를 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지역구 교계 인사들이 표를 가지고 겁박을 한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면 성소수자들을 충분히 차별할 수 없고 그들에 대한 혐오발언을 할 수 없어 오히려 교계가 차별 받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계속해서 존재 자체가 틀려먹었다는 식으로 혐오발언을 쏟아내고 정치인들은 이런 사람들의 말에 계속 손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작년 23세 청년었던 고 변희수 하사는 트랜스젠더고 트랜지션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강제전역 처분을 당했습니다. 트랜지션을 한다는 얘기가 윗선에 모두 보고되었음에도 후속적인 심사과정에서 트랜스젠더는 군 복무를 할 수 없다며 국방부가 차별적인 인식을 내비쳤고, 변 하사는 말하자면 부당해고를 당했습니다. 또 얼마 전 가까운 여성지인은 동성애인이 있다는 것이 회사에 알려져 해고를 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성소수자란 이유만으로 생계를 위협받고 부당해고를 당하는 등, 차별을 받는 일은 너무나 즐비합니다.

청년에게 공정한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면서, 기회의 평등을 가로막는 사회차별의 문제는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명백한 위선입니다. 사실 공정한 사회를 위해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고위직 자녀에게 특혜를 주는 것을 눈감는 관행을 이어가겠다는 의지인 것일까요? 왜 우리는 성소수자라는 이유 만으로 더 높은 사회 진입장벽을 경험해야 합니까. 우리의 일터에서 수시로 우리를 감추고 해고나 집단따돌림의 위협을 받아야 합니까.

더 이상 선거를 이유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미루지 맙시다. 민주당이 더 자리 잡으면 차별금지법 제정하겠다는 거짓말 지긋지긋합니다. 함께 목소리 내야 합니다. 우리가 함께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고 지지를 표합시다. 올해를 차별금지법 제정의 원년으로 삼읍시다.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감사합니다.


기용 발언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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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의 심기용입니다.

안녕하세요 신촌을 지난 시민 여러분. 지금 저희는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 아이다호를 기념하는 기자회견을 진행 중입니다. 저는 게이입니다. 같은 남자를 좋아한다는 뜻이죠. 본인이 굳건한 이성애자 라고 생각하시는 남자인 분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자긴 이해가 안 된다, 좀 더럽다 이런 반응을 보여주시곤 합니다.

저도 이해가 안 되기로는 피차 같고, 면전에 대고 성정체성을 더럽다고 하는 무례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피하면 되는데요. 국제적으로 성소수자 혐오 반대, 차별 반대의 날까지 지정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더러우면 피하면 된다는데, 성소수자 혐오는 사회적이고 구조적이고 국가적이고 어디든 만연하기 때문에 도저히 피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군대에서 전역한 지 한달 정도 되었습니다. 한국 군대는 동성애자들을 색출하고 처벌하기도 합니다. 엥 거짓말 아닌가? 2017년 육군은 대위 등 직업군인, 그리고 병사들 중 동성애자들을 쥐 잡듯 색출해서 앉혀놓고 동성애자냐, 어떤 체위를 좋아하냐, 게이야동을 보느냐, 여자 역할이냐 남자역할이냐 물어봤다고 합니다. 저도 항상 절대로 성범죄 저지르면 안 된다고, 사실 다른 이성애자 남자 친구들도 범할 수 있는 부분에서 특별히 경고를 받곤 했습니다.

제 트랜스젠더인 친구들은 성별정정이 너어어무 어려운데, 이 성별정정을 못하면 취직 자체를 못합니다. 본인의 성별이 잘 들어나지 않는 저임금 노동을 하도록 강제되기도 하고, 공무원이나 교사가 되는 것은 꿈꾸지도 못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누군가는 시험 점수를 따기 어려운 게 고민인데, 누군가는 시험을 볼 지 부터가 고민인 것입니다. 현재 초등학교 교사인 제 트랜스젠더 친구는 본인은 여성인데, 학교에서는 남교사로 불리면서 살고 있습니다. 자신이 자신과 학생, 직장동료 모두 속이고 있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성소수자라 경험해야 하는 차별이 곳곳에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가끔 "너희들이 성소수자인 거 상관 없는데, 퀴어축제 같은 거 하지마라. 인정받는 거에 환장한 인정환자들 같다. 왜 굳이 커밍아웃 하냐. 이성애 커밍아웃 하는 사람 봤냐"는 표현을 하는 사람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애초에 커밍아웃할 필요라는 것은 사회환경에서 오는 것입니다. 성소수자는 내 주변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성소수자를 처벌하고, 성소수자를 배제하려고 하고, 성소수자를 일터에서 내모려고 하는 그 모든 차별, 인식, 문화가 계속 이렇게 외치게 만드는 것입니다. 성소수자가 여기 있다. 내가 성소수자다. 여러분들 지인들 중에서도 성소수자들이 살고 있습니다.

한 가지 바람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사랑하는 남자랑 결혼해서 소중한 사람들에게 청첩장을 보내보고 싶습니다. 동성애를 긍정한다는 20대 답변이 73퍼센트나 되는 한국이니, 제 생전엔 가능할 거 같습니다. 73퍼센트의 청년 여러분, 그리고 지금 이 신촌을 거니는 여러분. 성소수자들과 함께 살기 좋은 사회를 같이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지인의 동성결혼 청첩장을 받고, 트랜스젠더 친구들이 여러분들 앞에서 커밍아웃하기를 꺼려하지 않고, 사회에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부당히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위해서 함께 합시다.

감사합니다


하루 발언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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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움에서 활동 하고 있는 하루입니다. 

벌써 여름이 오려고 하는지, 날씨가 뜨겁습니다. 
다들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신가요?


발언을 하려하니, 어린 시절 거리에서 발언 하는 분들을 본 기억이 떠오릅니다. 생소한 광경에 길거리에 서서 구경을 했고, 기자 회견에서 발언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해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신촌 거리에서 발언을 하고 있으니, 세상 일은 참 모를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어제까지만 해도 방에서 실시간 강의를 들으며 고통스러워 했고, 곧 다가올 기말고사 기간이 두려운 평범한 학생입니다. 사실 신촌에는 친구들과 놀러온 기억이 다이고, 지금도 신촌 어딘가를 지나던 친구들이 이 기자회견을 보고 놀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성소수자 지인, 동료, 친구, 애인 그리고 가족이 있는 분들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입니다. 
저에게는 소중한 성소수자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소중한 사람들과 오래오래 함께, 재밌게 살고자 하는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는 이 작은 소망마저, 너무도 이기적인 소망으로 만들곤 합니다. 

성소수자 공동체는 일 년의 반이 지나지도 않은, 올해 너무도 많은 친구들과 동료들을 잃었습니다.  저는 애통한 소식들에 슬퍼하면서도, 주위의 친구들을 잃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온전히 슬퍼하지 못했습니다.  차별에 대항해 사회의 변화에 앞장서던 사람들이 스러지는 것을 보며, 친구들은 존재를 부정당하는 듯한 고통, 온 사회가 존재에 침을 뱉는 듯한 고통에 아파했습니다.   

사랑하는 친구들이 홀로 고립되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참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더욱 고통스러운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어설프게 건네는 위로와 응원이, 혹시 내가 편하고자 하는 이기적인 위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죠. 제가 좋아하는 아이유의 LOVE POEM의 앨범글에 이 말을 이렇게 표현했더라구요. ‘온전히 상대만을 위한 배려나 위로가 아닌 그 사람의 평온한 일상을 보고 싶은 나의 간절한 부탁이 아닐까’ 라고요. 

기자회견을 지켜보는 동료 시민분들 중에도 같은 경험을 한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내가 위로가 될까, 내가 하는 위로는 이기적인 욕심이 아닐까.  제가 친구들과 놀러 오고 싶은 토요일 신촌 거리에서, 발언을 하는 것은 이러한 고민의 결과입니다.  

저는 친구들의 곁에서 같이 걸어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친구들을 위한 결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순전히 이기적인 결심입니다. 

친구들의 온전한, 평화로운 일상이 보고 싶은, 나의 이기적인 마음. 이기적인, 염치없는 부탁이다 보니 바랄 수 있는게 적습니다. 
아이유는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염치 없이 부탁하는 입장이니 아주 최소한의 것들만 바라기로 한다. 이 노래를 들어 달라는 것, 저한테는 이 발언이겠죠?,  그리고 숨을 쉬어 달라는 것’ 이 염치 없는 부탁을 친구들에게 하기 위해, 저는 친구들과 언제까지나 옆에서, 같이, 손잡고 걸어갈 것입니다. 그리고 말할 것입니다. 너도 내 옆에서 같이 걸어달라고.

차별금지법과 여러 법을 제정하라는 외침, 그리고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목소리들은, 우연히 마주친 생소하고 신기한 광경만은 아닙니다. 이 목소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싶지 않은 저와, 성소수자 공동체, 그리고 여러분의 목소리입니다. 

앨범글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납니다. 누군가의 인생을 평생 업고 갈 수 있는 타인은 없다. 하지만 방향이 맞으면 얼마든 함께 걸을 수는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이 걸어나가는 법을 고민하신다면, 이 기자회견과 성소수자 공동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보미 낭독 다움 성명문

 

2021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다움도 함께 합니다.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IDAHOBIT)은 동성애가 WHO 질병 목록에서 제외된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 흐름에서 2018년에 트랜스젠더 정체성도 질병 목록에서 완전히 제외되었습니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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