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움 소식

[발언]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임시회 소집과 조속한 입법 촉구 기자회견 / 심기용

 
 

[발언] 오늘 있었던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임시회 소집과 조속한 입법 촉구 기자회견에 다움 기용님이 참여해서 발언하셨습니다. 발언문 공유합니다.

---

안녕하십니까,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운영위원 심기용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비대위원장께 요구합니다. 진실로 당 쇄신을 통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자 하신다면,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십시오. 박지현 위원장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에 마지막쯤 몰아진 표심은 단순히 여성과 남성의 편 가르기를 통해 얻어진 것이 아니라 평등을 갈망하는 민주적 열망의 표출이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다움은 한국 성소수자 청년의 삶 문제에 실천적으로 개입하고자 활동하는 청년 성소수자 인권 단체입니다. 다움은 지난 2021년 한국의 성소수자 청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3,911명의 응답을 받았습니다. 이 설문조사에서 60%의 성소수자 청년들이 성소수자 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97%의 성소수자 청년들은 "한국은 성소수자가 살기 안 좋다"고 말했습니다. 거의 100퍼센트에 이르는 수치입니다. 그런데 차별금지법은 성소수자만을 위한 법이 아닙니다. 차별에 대한 일반 피해구제 절차를 포함하긴 하지만, 차별금지법이 구체적인 성소수자 차별 상황과 대응되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성소수자 청년들은 차별금지법을 지금 당장 제정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차별금지법이 성소수자들에게 이렇게 소중하고 응급해진 것은, 소수자가 어떻게 정치를 통해 버려지고 외면될 수 있는지를 정치권이 계속 학습시켜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단 성소수자가 아니더라도, 시회적 소수자는 항상 나중에, 지금 응답하지 않아도 되는, 소모적인 논쟁 정도로 치부해도 되는 존재라고 직접 언급하고 대우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별금지와 평등을 선언하는 이 인권기본법이 배경에 깔려서라도 더 나은 논의를 진척시킬 수 있길 간절히 바라게 된 것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정치권이 이대남 이대녀를 구분하며 청년 남성과 여성을 가르고 그 표심을 구별해낼 때, 우리는 도대체 지금 언급되고 있는 청년들이 도대체 누구인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남성도 얼마나 다양하고 여성도 얼마나 다양합니까. 성소수자 청년들, 장애인 청년들, 인종문제를 마주하는 이주/다문화 청년들, 지방에 거주하는 청년들, 애초에 투자금이 없어 금융소득은 꿈도 못 꾸고 가난에 시달리는 청년들. 청년 안에는 퉁치고 갈 수 없이 더 구체화되어야 할 삶의 양상이 수없이 많습니다.

청년들이 각자의 사회적 조건에 따라서 사회적 차별과 고정관념을 마주하고 공정하지 못한 토대에서 사회 진입부터도 서로 다른 출발점을 갖게 됩니다. 때로 좌절하고, 심지어는 삶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차별의 문제는 전혀 사소하지 않고, 삶을 지속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건강의 문제이고 먹고 사는 문제입니다. 그렇기에 차별금지법은 살리는 정치의 시작입니다.

차별은 사회적 문제입니다. 페미니즘운동이 성폭력 문제에서 드러낸 진실은 남성이 잠재적 가해자라는 것이 아니라, 성폭력이 단순히 개인의 실수나 폭력에 의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회적 성별구조 자체가 위계적이기 때문에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쉽게 용인되거나 유인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구조적인 평등을 요구하는 것이 성폭력 또는 그외 차별과 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예방이 될 수 있음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 것이 페미니즘운동이 남긴 자산입니다.

차별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한정하고 해결하겠다는 말은 그래서 틀린 것입니다. 신분제를 유지하면서 민주주의 사회라고 할 수 없듯이, 구조적 불평등을 방치한 채 개인을 문제삼고 악마화하는 것이 답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별금지법 제정은 차별의 문제를 개인화하는 정치에 대한 명확한 노선구별이며, 여성과 소수자의 평등 열망을 끌어안는 정치의 시작입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반성과 쇄신의 시작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 제정하십시오!


TOP